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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기록 (~2017)/첫번째

[안산 중앙동 밥집] 내고향 광주식당 - 시골스러운 맛, 착한가격 청국장

by 신입상어 2017. 3. 13.
안산시청 안산중앙동 맛집 한식집 밥집
안산착한가게 내고향 광주식당 리뷰, 후기

혼밥 팁.
- 2인식탁 하나, 4인식탁 다수.
- 평일 1시 기준 손님 5팀.
- 1인당 5~6천원정도로 저렴해요.
- 좁지만 손님이 많지 않아 혼밥 부담 적어요.






안산시청과 중앙동 번화가 사이 깊숙한 곳에, 매일 줄이 늘어서는 청국장 전문점이 하나 있어요.
일요일은 쉬고, 점심시간에 딱 세시간만 영업하고 문을 닫는 엄청난 자부심의 맛집이에요.
토요일에 한번 갔었는데, 테이블도 1층 2층에 각각 네개씩 있던게 전부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근데 그곳을 혼자 가려했더니 자리는 없고 손님은 많아서 혼밥 손님은 받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구요.
아쉬운대로 바로 옆 집으로 향했어요.






안산시 단원구 고잔로 55 건물 104호 (고잔동 527-9)

밖에도 큼직하게 현수막 메뉴판이 있어요.
가격대는 1인분 메뉴 기준 5천원정도에 몇몇 메뉴만 6천원이라서 아주 저렴한 편에 속해요.
청국장, 순두부, 김치찌개, 된장찌개, 제육볶음, 김치볶음밥, 돈가스가 5천원짜리 메뉴.
부대찌개, 동태탕, 오징어볶음, 고등어구이가 6천원짜리 메뉴에요. 쌈밥+찌개는 2인 합 만원.
다른메뉴는 드시는 분을 못 봤어요.

안쪽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훨씬 협소한 느낌인데, 2층까지 넉넉하게 자리가 있다고 해요.
손님이 두 팀 계셨고, 먹다보니 세 팀 더 오셔서 다들 2층으로 자연스레 올라가시더라구요.
분위기가 저 빼고 다 단골손님인 것 같아서, 가장 많은 분들이 드시던 청국장을 주문했어요.

주방이 완전 개방되어있는데다 자리가 주방쪽으로 돌아가 있어서 조리과정을 쭉 보게 됐어요.
잔뜩 끓여놓은 청국장을 살짝 데워서 뚝배기에 담아주는게 아니고 바로바로 끓여주시더라구요.
뚝배기에 육수 붓고 재료 넣고 펄펄 끓이는 과정이 다 눈에 보여서 신기했어요.






청국장 ㅡ 5000

파, 양파, 청국장, 두부가 재료의 끝이에요.
나또? 낫또? 낫토로 청국장을 끓인듯한 맛. 콩이 정말 크고 많아서 콩 맛이 엄청 많이 나요.
밥을 비벼먹을 수가 없을 정도로 콩이 많은, 청국장 '찌개' 의 느낌이었어요.
찌개 느낌이라곤 했지만 너무 심심하고 시골스러운 맛이라서 계속 반찬을 집어먹었어요.
하지만 평소에 자극적인걸 맛있다고 매일같이 먹어왔던 제겐 반찬마저 싱겁고 밍밍했어요.

멸치볶음은 머리를 떼지 않은 큰 멸치여서인지 비린 맛이 좀 났어요. 하지만 싱거웠어요.
눈엔 분명 매콤해 보이는데 짜거나 달달한 자극이 없어서 비린맛이 더 강조된 것 같았어요.
김치, 무생채, 얼갈이무침은 이것보다 더 자극이 없는 김치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결론지었어요.
배추의 맛, 무 채친 맛, 얼갈이배추 무쳐낸 맛에서 크게 다른 맛을 첨가하지 않은 맛이었어요.

밥상에서 가장 자극적인 음식 접시는 딱 하나뿐이었는데, 구석에 보이는 초장이었어요.
그래서 미역그릇을 가장 먼저 비웠어요. 초장 쓱 찍어 먹으면 매콤달콤해서 맛있더라구요.
미역인줄 알고 한그릇 비운 뒤에 미역 리필을 부탁드렸더니 곰피라고 하시더라구요. ㅎㅎㅎ..
튼튼한 미역만 모아놓은듯한 식감을 내며 우적우적 씹히는 맛이 미역보다 더 좋았어요.






청국장에선 인공적인 맛이 정말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아요. 자극적인 맛도 진짜 아예 없었어요.
된장이나 고추장처럼 형태가 없이 풀어지는 장이 아니었어요. 콩 찌개라고 해도 믿을 비주얼.
덕분에 담백하고 구수한 콩 특유의 맛들은 입안에서 잘 살아나는 느낌이긴 했어요.

아까 비주얼이 낫또로 청국장을 끓인 맛과 비슷하다고 했는데, 식감도 맛도 흡사했어요.
우리나라 된장이나 청국장처럼 콩이 으깨지거나 부서진 형태가 더 많은 것이 아니라,
콩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었어요. 그래서 나또를 뜨겁게 끓여먹는듯한 식감이었어요.

게다가 이렇게 많은 콩을, 청국장을 넣었음에도 구수함의 끝을 보여준다는 느낌이 아니었어요.
청국장을 다른 테이블에서도 분명 먹고 있음에도 가게에 청국장 냄새가 코를 찌르지 않았거든요.
평소에 집 안에서나 밖에서 먹던 짭짤하고 냄새도 강한 그 청국장과는 많이 다른 음식이었어요.
분명 맛이 없는게 아닌데도 먹으면서 '이게 무슨 맛이지...' 하며 갸우뚱거릴 정도였어요.






한그릇 비우기가 참 힘들었어요.
다 먹고나서도 나쁘진 않다고 느껴지긴 하는데, 다음에는 분명 시키지 않을 맛이었어요.
아직 이 청국장 맛을 이해하기엔 제 혀가 너무 어렸어요. 이 청국장의 구수함이 제겐 맞지 않았어요.
근데도 단골 손님들이 이 청국장을 계속 주문한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맛이란걸 알았어요.
옆 테이블 제육볶음이 눈앞을 지나갈때, 진짜 한입만 달라 말하고 싶던건 몇 년 만인 것 같았어요.
며칠내에 제육볶음 안먹어주면 계속 생각날 것 같았어요. 조만간 꼭 사먹어야겠어요...



아직 저 많은 메뉴들 중에서 하나만을 먹어본데다가 하필 그게 제 입에 맞지 않았지만,
다음번에 이곳에 가기 싫은 건 아니었어요.
자극적인 바깥음식들이 질릴 때 쯤 다시 올 집.

청국장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줄 안다면,
입맛이 자극적으로 길들여지지 않았다면,
나또를 먹어보고 나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조미료맛보다 시골스러운 양념맛이 더 좋다면 여기를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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