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역 4번출구와 5번출구 사이, 홍콩반점 바로 옆에 붙어있는 술집을 하나 발견했어요.
(전) 이라는 글자와 '탁주촌' 이라는 가게 이름을 보아하니 전집이 분명했어요.
생맥주 할인행사라며 500cc 2천원, 과일소주는 3천원에 팔고 있었기에 한번 가보기로 했어요.
사실 사당역엔 다른 거대한 술집도 많고, 곱창 등 유명한 맛집도 여러 군데 있다고 해요.
사당역~이수역은 서울 남부에서 꽤 큰 번화가에 속하는걸로 알고 있지만, 그만큼 술값이 비싸요.
그래서 생맥주와 과일소주 할인행사 멘트가 끌려 방문했어요. 사당역과 가깝기도 했고요.
가게 밖에는 '탁주촌' 입간판이었는데, 들어와보니 메뉴판엔 '시민포차' 라는 이름을 쓰더라구요.
아주머니께선 친절하게 반말로(?) 맞아주셨어요.
물론 제가 어리기도 했지만, 먼저 온 다른 손님들을 보니 대학생이 워낙 많더라구요.
왜 많은가 봤더니 단체로 뒷풀이 혹은 회식을 온 듯 보였어요. 가게 절반을 한 팀이 채우고 있었어요.
덕분에 귀 아프도록 시끌시끌한 포차 술집 분위기가 형성됐어요. 저는 최대한 멀리멀리 떨어져 앉았어요.
시민포차 메뉴판이에요.
전, 탕, 무침, 마른안주, 퓨전요리 등 다양해요.
가격대도 이정도면 술집 치곤 무난한 편이고, 메뉴 종류도 생각보단 다양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주류는 소주, 막걸리, 동동주, 병맥주, 생맥주, 수입맥주, 백세주, 산사춘 등이 있었어요.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이름이 가장 긴 메뉴인 치즈해물떡볶이를 주문해봤어요.
기본안주는 옥수수 뻥튀기.
아주 평범한 뻥튀기인데, 생각보다 달달하고 고소한 맛과 바삭한 식감이 좋아 두 번 리필했어요.
맥주는 8천원에 2천cc 주문했어요.
사진은 먹다가 찍은건데, 용량이 이상해서 찍어봤어요. 왼쪽은 2천cc, 오른쪽은 5백cc 잔이에요.
2000cc인데 용기엔 1.5L 라고 적혀있고, 500cc 잔에는 0.4L가 적혀있더라구요. 사진으론 잘 안 보여요.
넘치도록 따라 준 것도 아니고, 통에서 안 넘칠만큼 안전하게 따라 주셨으니 2천cc엔 한참 모자라겠죠.
다른집 용기도 이런지는 모르겠으나, 할인행사를 한다고 해놓고 양을 적게 준 것 같아 실망했어요.
그래도 400cc에 2천원이면 그냥저냥 싼 편이라 큰 불만을 제기하진 않고 넘어갔어요.
치즈해물떡볶이 ㅡ 13000
만 삼천원짜리 안주 치곤 상당히 잘 나왔어요.
원래 술안주라는게 비싸기만 하고 실속이 없는 경우가 절반 이상인데, 이건 겉보기엔 일단 만족.
치즈도 떡도 많이 들어가있었고, 냄새도 아주 맛있게 났어요. 양도 꽤 많아서 둘이서 먹기 충분했어요.
먹어봤더니 맛도 나쁘지 않았어요.
주문 후 대기시간이 꽤 길게 느껴져서 도대체 무슨 요리가 나오려나 했는데, 이정도면 만족스러웠어요.
매콤한 맛은 강하고, 단 맛은 적당했어요. 떡은 쫄깃한 맛이었고, 어묵 맛도 떡 맛도 괜찮았어요.
드문드문 작은 해물 조각들이 보였어요. 칵테일새우도 몇 개 보였고, 오징어도 보였어요.
먹다보니 왠지 모르게 짬뽕 맛이 느껴져서, 인스턴트나 레토르트 제품을 넣은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게 아니라면 짬뽕의 기운까지 느껴지는 초호화 안주를 만들어 주셨거나, 조미료를 많이 넣는 집일 것 같아요.
대학생들이 단체 모임을 진행할 정도의 음식점이라면 나쁘지 않은 집일 것이라 생각해요.
실제로 먹어보니 기본안주부터 메인안주까지 맛있게 먹었고, 술도 살짝 적은 양이지만 저렴했어요.
여러모로 무난하게 괜찮았던 술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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