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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청 한식] 우렁각시 식당 - 우렁쌈밥 한상 6천원, 맛있고 가성비까지 좋은 집!

by 신입상어 2017. 1. 25.

안산시청 / 안산소방서 / 안산단원경찰서 / 안산단원보건소 / 안산중앙동 / 안산고잔동 맛집
우렁각시식당 우렁쌈밥 후기,리뷰


혼밥했어요!
- 평일1시 기준 손님 2팀
- 1,2인식탁 없어요.
- 신발 벗고 들어가는 집
- 4인식탁만 있으나, 평일점심기준 손님이 많진 않아서 혼밥하기에 부담 없어요. 우렁쌈밥도 1인분 주문 가능.






우렁쌈밥 하면 느껴졌던,
저처럼 20대 초반까지의 젊은(?) 사람들이 먹기엔 너무 구수~한 분위기가 강한 음식이라는,
나이드신 분처럼 한식 좋아하는 분들만 찾는 음식이라는, 제겐 그런 선입견이 있어서 쉽게 먹을 수가 없었어요.
태어나서 우렁쌈밥을 사 먹어 본적도 없고,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먹은 경우도 제 기억엔 단 두 번 뿐이었거든요.

그런데도 여길 왜 왔냐면...






내부 공사.

원래 먹으려고 찾아왔던 나쭈꾸미라는 쭈꾸미 전문점이 바로 옆집인데, 문을 닫아버렸거든요. 영하 12도 강추위를 뚫고 찾아왔는데.
셰프가 선정한 안산 최고의 맛집이라는데(?), 못 먹게 되어버렸으니 주변에서 뭘 먹을지 고민을 시작했어요.

사실은 심히 귀찮았어요.
이번 겨울 중 가장 춥다는 오늘,
찬바람 쌩쌩 부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맛집을 찾기엔 배고픔에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옆집이었던, 평소에 잘 먹지도 않던 우렁쌈밥집으로 직접 걸어 들어갔어요. 물론 우렁쌈밥 아닌 제육볶음 먹으러.
6천원에 제육 한 접시면 가격은 나쁘지 않았어요. 손님은 세 분씩 두 팀 있어서, 분위기가 적막하지 않을 정도였어요.
방석 깔고 앉으니 따끈했어요.






보온 물병과 도자기컵이 나왔어요.
안엔 구수한 보리차가 있었어요. 겨울이라선지 따뜻한 차를 주신 듯 한데, 자기컵까지 있으니 아주 좋았어요.
들어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매운제육한접시를 주문했어요. 제육볶음 한 접시는 추가메뉴 혹은 안주메뉴라고 하셨어요.
밥 없이 제육만 나간대요.


고민을 다시 시작했어요.
8천원 우렁쌈밥&제육과 6천원 우렁쌈밥만이 식사로 주문 가능했어요. 따뜻한 방바닥과 보리차까지 마셨더니 나가기는 정말 싫었어요.
다른 테이블을 슬쩍 보니, 다 우렁쌈밥 드시고 계셨어요. 선택의 여지 없이 우렁쌈밥을 주문했어요.
이때까지만해도 기대감은 제로.






우렁쌈밥 ㅡ 6000


근데 이게 베스트 초이스였어요.
저는 쌈밥이라는 음식을 거의 접해보지 못했던 터라, 그냥 우렁이+쌈장+상추 이렇게 나오는 줄로만 알았어요.
근데 6천원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한상차림을 받자마자, 우렁쌈밥 시키길 잘했다는 생각만 가득 들었어요.
찌개를 빼더라도 무려 7찬 정식.
백반집에서 먹는 느낌이었어요.


쌈채소는 세 종류가 나오는데, 이름은 잘 모르겠어요. 찾아보니 적치마, 쌈추, 이름모를 하나였어요. 셋 다 하나도 안 쓰고 아삭해요.
된장찌개와 멸치볶음을 제외한 반찬이 거의 짜지 않아 밥을 적게먹고도 반찬이나 우렁된장에 쌈채소만으로도 식사가 가능했어요.
멸치볶음이 짭짤하긴 한데 다른 집에 비하면 평균 수준이에요. 입에 딱 들어갔을때 짜다고 느껴지는 반찬은 아예 없었어요.






우렁된장을 먼저 먹어봤어요.
콩비지 느낌처럼 부드럽고, 생각보다 짠맛이 약했어요. 청국장처럼 향이 강하지도 않고 은은해서 듬뿍 넣어도 맛있었어요.
일반 쌈장이나 된장 맛이 전혀 아니었어요. 상당히 부드러웠고, 먹으면 먹을수록 두부느낌이 났어요.


우렁이도 엄청 많이 들어가서,
처음엔 쌈 하나당 하나씩만 집어먹다가, 나중엔 우렁이가 많이 남아서 두개씩 집어먹었어요.
그동안 가봤던 우렁쌈밥집 중 가장 우렁이가 많았어요. 식감도 쫄깃하고, 맛도 신선한 느낌이라 좋았어요.






바로 끓여나온듯 보글보글. 된장찌개엔 바지락 한개와 우렁이가 잔뜩 들어가있어요. 보기엔 평범한 된장찌개임에도 정말 맛있었어요.
바지락,우렁,두부,호박,양파 등이 들어가는데,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나는 된장찌개는 처음 먹어봤던 것 같아요.
아주 약하게 매콤한 느낌이 나는데, 그 덕분에 먹으면서 질리지 않았어요. 먹고도 된장 끝맛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우렁된장에 들어간 것만큼 정말 많은 우렁이 들어가 있었어요. 이 많은 우렁이 심심하지 않은 식감과 시원한 국물맛의 원천인듯 했어요.


시래기볶음 간은 심심한듯 한데, 시래기의 구수한 향이 좋았고, 기름맛이 거의 안 났어요. 처음엔 시래기 무침인 줄 알았어요.
김치는 동치미 속 배추 집어먹는듯 시원함이 느껴졌고, 하나도 안 짰어요. 양념 맛은 좋아서 자주 집어 먹었어요.
감자조림은 찬 편이긴 하지만 역시 많이 달지 않고, 아주 가볍게 매콤한 맛. 맛있게, 부드러운 감자 식감을 잘 살렸어요.
두부부침은 바삭하고 따뜻한 것을 보니 바로 부쳐낸 듯 했어요. 위에 올라간 간장양념 역시 심심한듯 가볍게 간을 맞췄어요.






클리어샷.

반찬이 이렇게 많은데도 밥이 모자라지 않았던 이유는, 간이 대체로 싱거운 편이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멸치나 감자같은 조림류와 된장찌개에만 밥이 필요했고, 나머지는 쌈채소와 함께 먹으니 잘 어울리고 맛도 아주 좋았어요.
짭짤했던 몇몇 반찬과 된장찌개 국물 빼고는 싹 다 클리어했어요. 된장찌개 국물이 엄청 맛있긴 한데, 간이 살짝 세서 아쉬웠어요.


제가 생각했던 우렁쌈밥보다,
여태껏 먹어왔던 우렁쌈밥들보다 훨씬 맛있었고, 그동안 쌈밥집 안 간 것을 후회했어요.
이렇게 싸고 맛있게 한상차림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어서 더 그랬어요.
우와 맛있다! 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맛집이라기보다는, 가끔 한번씩은 꼭 생각날만한, 생각나면 꼭 다시 오고싶어질만한 맛집.





한식 먹을때마다 찌개만 먹어서,
외식할때마다 먹던 메뉴만 먹어서,
골고루 먹고싶은데 반찬이 부실해서,
바깥 밥에 질린 분이라면, 특히 가까이 사는 분이라면 여기 강력히 추천해요.


제육쌈밥 먹으러 또 방문할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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