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네 고추바사삭 치킨 ㅡ 16000
저번에 굽네 양념치킨 [링크] 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이후, 다른 인기있는 메뉴로 눈을 돌렸어요.
오리지날 굽네치킨과 볼케이노 치킨은 이미 많이 먹었고, 그 다음으로 유명한 메뉴를 주문해봤어요.
이름은 굽네 '고추 바사삭' 치킨.
박스에는 올해 신메뉴인 갈비천왕이 적혀있네요.
박스만 열었는데도 먹음직스러웠어요.
뿌링클처럼 치킨을 따로 만든 뒤에 어떤 양념을 뿌려놓은 치킨일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구요.
그냥 튀김옷만 바꿔 구운 치킨 느낌.
찔러보지 않아도 바삭함이 느껴졌어요. 윤기가 흐르면서도 단단할 것 같은 모습.
겉부분은 검은빛 붉은빛 노란빛이 어둡게 섞였고, 튀김옷 속에 파슬리처럼 보이는 녹색 조각들.
고추 바사삭이라는 이름대로라면 드문드문 보이는 조각들이 청고추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오리지널보다는 옷이 두꺼웠어요.
덕분인지 겉은 빠삭한 식감인 반면에, 속은 뻑뻑하지 않고 촉촉한데다 상당히 부드러웠어요.
그리고 간이 생각보다 훨씬 약했어요. 소스를 두가지나 준 이유를 두조각 먹어보니 알겠더라구요.
소스를 찍어 먹어도 자극적인 맛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푹 찍어도 매콤달콤고소한 수준.
튀김옷에선 무조건 매운 맛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그저 바삭하고 고소한 맛 뿐. 고추는 향 역할이었어요.
볼케이노처럼 입술마저 맵게 만드는 강렬한 매운맛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정말 미미하게 매콤한 맛.
튀김옷이 많은 부분을 빠르게 먹거나, 고블링소스를 찍어서 두 세 조각쯤 먹어야 매운 맛이 올라왔어요.
물론 콜라나 물, 치킨무, 마블링소스와 함께 먹거나, 살이 많은 부분을 먹으면 정말 옅은 수준.
박스 안에 치킨과 함께 들어있던 것들이에요.
미니뚱캔(245ml) 코카콜라, 치킨무, 소스 두개. 소스엔 굽네 마블링, 고블링소스라고 적혀있어요.
다른 치킨집에서 소스는 아무리 잘 줘봐야 머스타드나 양념치킨소스, 혹은 소금만 주는 곳도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는 일반 소스도 아닌 굽네치킨 전용 소스를 두 종류나 제공해준다는 점이 독특했어요.
소스를 열어놓고 찍어봤어요.
마블링소스는 케찹보단 묽지만, 끈적임이나 흘러내림 없이 잘 달라붙는 묽은 생크림과 비슷했어요.
부드러운 식감 말고는 혀에 걸리는 것이 아예 없었어요. 물론 맛은 생크림과 거리가 멀었어요.
마요네즈 맛. 특유의 고소한 맛이 훅 들어오고, 느끼함은 일반 마요네즈보다 살짝 덜했어요.
전혀 맵지도 않았어요. 느끼한듯 고소한 맛.
고블링소스는 훨씬 되직한 느낌.
그리고 향과 식감과 맛은 칠리소스와 판박이였어요. 스파게티 소스 향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연한 시큼함이 느껴지면서도, 치킨 맛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칠리 소스 맛. 톡 쏘는 매운 맛이 났어요.
개인적으론 치킨을 고블링소스에 찍어먹었을 때 '고추바사삭' 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메뉴 이름에서 기대한 맛이 아니었어요.
상당히 매콤한 고추 맛이 특징일 줄 알았는데, 막상 먹어보니 너무나도 평이하고 무난한 맛.
물론 맛만 비교하면 프랜차이즈 치킨집의 '구운' 치킨 메뉴 중 단연 엄지손가락을 들만한 맛이었어요.
바삭하게 구워 기름기를 쫘악 뺀 치킨에, 정말 미묘한 매운향을 더해서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낸 맛.
게다가 맛이 심심하다고 느낄 사람들을 위해 소스는 넉넉한 양으로 두 종류나 챙겨줬어요.
소스덕분에 담백한 취향, 느끼한 취향, 매콤한 취향을 가진 사람 모두 즐길 수 있을 메뉴였어요.
그동안 들어온 유명세에 비해 의외로 무난한 맛이었지만, 그럼에도 왜 베스트메뉴인지 알만한 맛이었어요.
굽네치킨에서 메뉴 하나 추천해달라고 누군가 물어볼 때, 입맛 고민없이 골라줄수 있을 메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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